[칼럼] 직장상사성추행 신고 혼자하기 힘들다면

[칼럼] 직장상사성추행 신고 혼자하기 힘들다면

직장상사로부터 당한 성추행. 끔찍한 일이지만 현실에서 정말 많이 발생하는 일입니다. 실제로 유명인사들이 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 사건이기도 하죠.

​

회사에서 겪는 성추행 사건과 일반 성추행의 가장 큰 차이점은, 피해자가 대놓고 거절하기 어려운.. 일종의 ‘분위기’가 있다는 점입니다. 회사는 사회생활의 장소입니다. 직급이 존재하죠. 최근에는 J세대의 등장 등 이전보다는 분위기가 많이 누그러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상사와 부하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

상사의 말은 거역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아무리 법으로 보호해준다고 해도 그렇죠. 대표적으로 상사가 밤까지 일을 시키면, 상상으로는 “그런 거 못해요. 집에 갈 거에요.” 하고 말하더라도 현실적으로는 “네, 알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생활의 모습입니다.

​

문제는 성추행을 당해도 그렇다는 점인데요. 직장상사 관련 성범죄의 경우, 처음에는 성희롱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예쁘다.” “남자들에게 인기 많겠다.” 정도로 말을 하다가, “남자 여럿 울려봤겠어.” “가슴이 커서 부러워하겠어.” 하고 점점 수위가 강해지죠. 그러다 술을 마시고 성추행을 하거나, 혹은 둘만 있는 회의시간에 은근히 접촉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최근에 제가 맡았던 사건 중에 성추행 정도로 끝나지 않고, 준강간미수까지 문제가 되었던 사안이 있었습니다. 

​

오늘은 제가 담당했던 이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직장상사성추행을 당했을 경우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이 글을 읽고 저에게 직접 사건수임을 원하신다면, 아래 게시글을 읽고 문의주셔도 좋습니다. 물론 꼭 저에게 사건을 맡기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다만, 제발 성추행을 당했는데 아무런 대처 없이 지나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제까지 약 10년간 이 업계에서 일해오면서 성희롱이 직장상사성추행이 되고, 성추행이 성폭행까지 이어지게 되는 상황을 너무도 많이 봐왔습니다.

​

더 큰 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눈앞에서 뻔뻔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가해자에 대한 마땅한 형사처벌을 위해서라도. 부디 꼭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

만약 가해자를 처벌하려는 그 마음을 저에게 맡기신다면, 이제까지 그랬듯 성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변호사로써. 최선의 조력을 약속드립니다.

​

[준강간미수까지

문제가 되었던 의뢰인의 상황]

​

저를 찾아온 의뢰인 A씨는 30대로 결혼을 한 여성분이셨습니다. 결혼한지 3년차셨죠. 남편과도 사이가 좋으셨습니다.

​

그런데 직장에서 유부녀인 A씨에게 계속 추파를 던지는 직장상사 B가 있었습니다. 충격적인 것은 그 B역시 결혼을 했으며, 자식까지 있었다는 점이었는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B는 A씨에게 일을 마치고 단 둘이서 회식을 가자고 하거나, 업무 외 시간에도 개인적으로 문자를 보내곤 했습니다.

​

A씨는 이 사실을 남편에게도 알렸고, 남편은 차라리 직장을 그만두라고 했는데요. 하지만 A씨는 이 업계에서 앞으로도 계속 일을 하고 싶었고, 이 분야에서 계속 커리어를 쌓기 위해서는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조금 더 오래 일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

그런데 그 이후로 충격적인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부서 팀회의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A씨는 그 날 술에 취해있는 상황이었는데요. 도저히 혼자 집에 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취하여 남편에게 데리러 오라 말한 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속이 너무 좋지 않아 화장실을 가게 되었는데요.

​

그런데 그 화장실 가는 길을 B가 쫓아왔고, 저항하는 A씨를 일부러 부축하는 행동을 취하더니 옆에 있는 창고로 끌고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A의 엉덩이를 만지고 성폭행을 시도했죠. 

​

다행히 주변 사람들이 발견하여 성폭행까지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A씨는 이 충격적인 상황에 더 이상 참지 못 하고 사장에게 신고하였는데요. 하지만 이후 B의 말은 가관이었습니다. “우리는 불륜 관계이다. 사랑해서 그런거다.” 하고 말했기 때문이죠.

​

“남편에게 이제까지

제가 계속 말을 해왔기 때문에

의심을 사는 일은 없었어요.

하지만 뻔뻔하게 성폭행이 아니라

서로 사랑했던 사이라 하는 B를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

결국 A는 남편과 함께 저를 찾아와 B를 신고하고 싶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해당 사건의 경우 단순 직장상사성추행이 아니라 준강간미수까지 문제가 되는 더욱 큰 범죄였습니다.

​

[3년 이상의 징역처벌]

​

준강간의 경우 형법을 살펴보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빠진 피해자의 상황을 이용하여 간음하는 경우 3년 이상 징역처벌을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심신상실 상태가 바로 술에 취한 상황입니다.

​

성폭행 및 성추행의 경우 ‘미수’도 처벌하고 있습니다. 즉 중간에 멈추더라도 미수에 해당하여 처벌한다는 뜻입니다. 이 때 아무리 미수범이라고 해도 꼭 형을 감경받는 건 아닌데요. 왜 중지를 한 것인지를 따지게 됩니다.

​

위의 사건의 경우 B가 멈춘 것이 아니라 주변 상황으로 인해 성폭행이 미수에 그쳤다는 점이 중요했죠.

​

저는 이 사건에서 법원에 제출할 의견서를 작성하면서 B씨가 제대로 된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법원에서는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의 행동을 취하였으나, 오히려 초반에는 ‘불륜’이라고 변명했다는 점, 그리고 중간에 A씨를 모욕했다는 사실, 이전부터 계속 A씨에게 성희롱을 하는 등 범죄의 죄질이 불량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죠.

​

결과적으로 B는 징역처벌을 받았습니다. 집행유예 없는 징역으로, 감옥을 가게 되었죠.